1. 간략소개/ 줄거리 (결말 포함)
- 한석규, 심은하 주연
- 1998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멜로 영화
초원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진사 '정원'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입니다. 주차단속요원 '다림'은 직업상 사진 현상을 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근무지 근처의 정원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자주 들르며 사소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게 되고, 둘은 친해졌고 조금씩 마음을 깊게 나누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던 어느 날 건강이 악화되어 버린 정원은 사진관에도 나오지 못 한 채로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됩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갑작스럽게 사라져 버린 정원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속상해하는 와중에 다림은 다른 곳으로 발령까지 나게 됩니다.
다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편지를 써서 문 닫힌 사진관 틈 사이로 넣어두는 일 밖에는 없었고, 시간이 더 지난 후 사진관에 돌아온 정원은 다림이 남긴 편지를 보게 됩니다. 편지에 담겨 있는 마음들을 읽고서 다림이 일하는 곳까지 찾아가지만 자신은 시한부 인생인 탓에 다림 앞에 선뜻 다시 나타나지는 못하고 혼자 마지막 작별을 하게 됩니다.
정원이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짧은 시간 동안, 유유히 흘러가는 일상을 담은 영화입니다.
2. 이 영화만의 특별한 포인트
- 초원 사진관을 비롯한 촬영지인 군산 일대는 현재 4050 그 이상의 부모 세대에도, 2030 젊은 세대에도 특별한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1998년의 시대적 배경을 엿보는 소소한 재미 요소가 따뜻하게 담겨 있어 다양한 세대에 걸쳐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 시한부 삶을 담담하게 살아나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려냈고, 이런 흔치 않은 시선이 담긴 영화의 온도 덕에 오히려 깊은 울림이 생겨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있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하는 정원의 대사가, 참 정원이라는 인물을 고스란히 잘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내 기억 속에 있는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꼭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로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3. 감상평
언젠가 한 번쯤 보고 싶어서 담아두고는 막상 뻔한 줄거리 같아 끌리지 않는 느낌이라 시작하지 못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느낀 바로는 마음의 뾰족한 부분을 건드리며 거창하게 울릴 만큼의 슬픔을 자아내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아주 담백하게 마음을 울린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을 주는 게 제작 의도였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면들이 하나하나 예쁘고, 인물들의 말과 행동들과 또 두 주인공의 사랑이 순수함 그 자체라 아주 순한 마음으로 편안히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들이 물음표로 남아 있습니다. 개연성을 따지자면 설명되지 않는 여백이 더 많은 느낌인데, 아마도 그런 부분들까지도 의도되어 관객이 충분히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듯합니다.
오랜 전 실제로 존재했을 그 시절 영화 속 배경을 보며, 언젠가는 과거가 될 현시대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려 보았습니다.
필름카메라의 시절. 그때는 저런 모습으로 살았고 지금 또한 앞선 미래에는 과거가 될 것임이 왠지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 빠른 시절도 어떻게든 과거가 될 텐데,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모든 게 더 빠른 시절은 왠지 기대가 되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 속도에 치여야 할 것들이 벌써 안쓰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순수함 그 자체의 사랑. 저렇게 누군가를 보고 하얗게 웃을 수 있는 마음과 마주 볼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음에 제삼자가 한껏 흐뭇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들기름 막국수 같은 매력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잘 삶은 메밀국수와 들기름, 간장, 설탕, 액젓 조금, 김이 있으면 완성되는 음식!
이토록 간단하고 뭔가 심심한 것이 은근히 때가 되면 생각날 만큼 매력적인데, 이런 느낌과 비슷해 보입니다. :)
이 영화는 말해줍니다.
대단할 것도 없는 것이 더 깊게 다가올 때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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