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먼 훗날 우리 영화 추천 해석 리뷰 명대사

반응형

1. 간략 소개 / 줄거리 

  • 정백연, 주동우 주연 
  • 2018년 개봉한 중국영화,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관람 가능 (23년 2월 기준)
  • 기차에서 처음 만난 것을 계기로 친구가 된 젠칭과 샤오샤오는 연인이 되지만,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내도 원하는 꿈과 가까워지지 않는 고단한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헤어짐을 맞게 됩니다. 결국엔 서로를 떠났지만 가장 찬란하고 별 것 없을 때, 그 힘든 시간을 나누고 의지했던 서로를 지우지는 못한 채로 각자의 삶을 살던 어느 먼 훗날,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재회하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그들이 그때의 우리와 그때의 '먼 훗날'이었던 지금의 우리를 바라보는 영화입니다.

 

조금 더 자세한 줄거리를 아래 이어가겠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우연히 기차에서 친구가 되었고, 젠칭(정백연)이 먼저 샤오샤오(주동우)를 짝사랑하게 됩니다. 젠칭의 샤오샤오를 향한 기다림의 시간과 샤오샤오의 여러 번의 상처 끝에 결국 필연적 이게도 둘은 연인이 됩니다.
그러나 참 별 것 없게도, 사랑이 사랑만으로 지켜지지 않는 슬픈 현실이 시작됩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으로 현실의 차가움을 데우며 서로에게 의지했던 두 사람이지만, 점차 현실적인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며 지쳐가는 시간이 길어지고, 오해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늘어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더 이상의 서글픔을 감당하지 못한 샤오샤오의 떠남으로 둘은 이별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떠나게 되는 과정이 영화 밖의 우리 현실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게 그려져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깊은 먹먹함을 느끼게 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젠칭은 소극적이지만 굉장히 이성적인 편인 듯하고,

샤오샤오는 이런 젠칭과 정반대로 감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MBTI로 따지면 젠칭은 T, 샤오샤오는 F 일 것 같은! 

 

 

이렇게 다른 모습 때문에 서로가 마음에 들어왔고,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헤어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건 사실 모든 연인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난제일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샤오샤오가 떠나고 혼자 남은 젠칭은 더 이를 악물고 현실을 살아내어 몇 년 후 성공을 거두고, 결국에는 베이징에 집을 사서 샤오샤오에게 보란 듯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대사에서 이 둘은 정말 다른 방식으로 사랑했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샤오샤오는 말합니다.

그 때 나는 집이 없어서 떠났던 게 아니라 보금자리를 원했던 거였다고. 

너는 내가 힘든 생활을 당연히 못 견딜 거라고 생각했다고.

 

 

젠칭이 샤오샤오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집 장만을 한 후 샤오샤오를 다시 찾아갔을 때, 본인이 생각했던 반응이 아니었던 겁니다.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완전히 깨닫고, 후회와 미안함과 서로에게 남은 갖가지 미련들을 토해내지는 못한 채로 그들은 미완성의 감정만을 서로에게 남기고 무력하게 시절을 건너갑니다. 

 

 

그리고 10년 후, 우연히 다시 재회하여 그때 못다 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담담히 전하게 됩니다. 

아마도 무너지는 마음으로. 

 

 

2. 이 영화만의 특별한 포인트

  • 흑백과 컬러 장면의 교차 전개

과거의 장면들은 컬러로 나오고, 재회한 현재에서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흑백으로 나타납니다.

 

둘의 연애시절에 게임 개발을 하던 젠칭에게 샤오샤오가 천진한 말투로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 이언이 캘리를 끝내 찾지 못하면 어떻게 돼? " (이언과 캘리는 젠칭이 만들고 있었던 게임 캐릭터입니다.)

젠칭은 답합니다. " 세상이 온통 무채색이 될 거야. "

 

흑백 구성은 이 대사로부터 설정된 영화적 장치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면 아래 두 가지로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결국엔 해피엔딩을 맞지 못한 둘의 결말을 흑백으로 표현.

2) 둘은 그 때로부터 너무 멀리 흘러왔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아직까지 있더라도 달라질 수 없는 현실.

(이미 젠칭은 결혼까지 하고 아이까지 있는 게 현실이기에, 연결될 가능성이 없는 '종결'의 의미를 흑백으로 두었다고 해석해 보았습니다.)

 

3. 명대사 / 총평

시간이 흘러 재회한 둘이 차 안에서 나눈 '그때의 우리'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주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샤오샤오의 대사입니다.

젠칭, 아이 미스 유. 
그러니까 내 말 뜻은, 내가 널 놓쳤다고. 

그때 내가 널 놓친 거라고 솔직히 말했지만, 그 속엔 분명 miss의 다른 뜻처럼 젠칭은 그리워했던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웠다는 말보다는 널 놓쳤다는 말을 하는 게, 지금의 현실에 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샤오샤오와 젠칭의 대화 중 한 장면입니다.

샤오샤오: 날 사랑하긴 했어?
젠칭: 너는 날 사랑했어?
샤오샤오: 난 늘 널 사랑했어.

둘 중 누구도 거짓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진실은, 참 얼마나 힘이 없는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진심만으로 사랑이 완성되지 않는 현실이 다시 한번 슬프게 다가옵니다.

늘 젠칭은 사랑했다는 샤오샤오.

그랬기 때문에 전칭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었을 텐데, 그게 욕심이 되어 둘의 사랑은 완성되지 못한 모습입니다.

전칭 또한 샤오샤오에게 주고 싶던 사랑이 샤오샤오가 받길 원하던 사랑은 아니었던 겁니다.

이 어긋남은 아마 많은 연인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결론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했다는 것. 

그러나 서로에게 알맞은 크기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 

 

 

겉만 봐서는 전체적인 전개가 잔잔히 도 담백해 보이지만, 그들의 채색 과거와 무채색 현재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 삼켜내기 쉽지 않은 슬픔과 그 시절의 그 사랑이 주는 아련함, 애잔함이 깊게 드리워져 있을 겁니다.

여운이 깊고 길었던 영화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