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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리스본행 야간열차 줄거리 해석- 리스본에서 그가 찾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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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2014년 개봉한 스위스(외 독일, 포르투갈 합작) 영화로 '파스칼메르시어'라는 작가가 출간한 동명의 소설이 영화화된 케이스입니다. 

제목만 보면 <비포시리즈>, <미드나잇 인 파리> 같은 영화처럼 여행과 낭만을 담은 이야기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의외로 좀 더 철학적인 느낌에 가깝습니다. 처음 출간된 소설의 작가 또한 철학과 출신의 교수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 작품은 그저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 아주 무겁게 철학 그 자체를 다루지도 않아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리스본에서의 여정이 주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낭만을 담은 여행 영화 몫지 않게 포르투갈 곳곳의 매력적인 풍경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는 것도 관람 포인트입니다. 

 

간략한 줄거리

학교에서 고전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그레고리우스'라는 중년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던 중, 도로 위 다리에서 목숨이 위태로워 보이는 한 여자를 구해주게 됩니다.

학생들과 약속된 수업을 지켜야 하기에 잠시 교실로 그 여자를 데리고 오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히 여자는 사라집니다.

그레고리우스는 그 여자가 남기고 간 외투와 정체 모를 책 한 권을 발견하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아마데우'라는 포르투갈 작가가 쓴 그 책 안에는 리스본행 티켓 하나가 들어있었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그는 사라진 여자에게 외투를 돌려주려는 마음과 더 듣지 못한 그녀의 사연에 대해 왠지 모를 이끌림이 있었던 듯한데, 기차역까지 달려간 그는 여자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막 출발하는 기차에 무작정 몸을 싣게 됩니다. 이래도 되는 건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평범한 그의 일상에 불어온 어떤 강렬한 자극을 쉽사리 거부하지 못했던 같습니다.

 

그렇게 규칙적이던 일상에서 즉흥적으로 벗어나, 리스본에 도착했습니다.

여자가 남기고 간 책은 작가 아마데우 자신의 삶을 기록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된 그레고리우스는 책 속 문장에서 무언가 강한 자극을 받고 리스본에서 작가의 행적을 따라 여러 사람을 찾아가서 만나는 일을 시작합니다. 

책을 토대로 조사하여 그의 여동생 집을 찾아갔다가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먼저 알게 됩니다.

 

이 영화는 포르투갈의 역사를 알고 보면 더 다채로운 관람이 될 수 있겠습니다.

(짧게 정리하자면, 아마데우가 살아간 시대는 포르투갈 정권의 부당한 독재에 저항하여 시민들이 혁명을 펼친 역사가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그것에 영향받은 개인의 삶을 담고 있기에, 역사를 알고 보면 훨씬 더 쉬운 이해와 깊은 몰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영웅>, <1987> 같은 영화에 역사가 담겨있고, 시대적인 상황에 공감하며 보면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주인공이 읽은 책 속에서는 작가 아마데우와 가까웠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었던 듯합니다.

이 인물들과 만나는 것이 아마데우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한 그는, 미친 듯이 그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리스본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닙니다. 이 과정에서 우연한 행운도 받쳐주며, 아메데우라는 사람이 어떤 생을 살았는지에 대한 조각을 맞춰나가게 됩니다. 

그의 절친했던 친구, 뜻을 함께했던 동료, 사랑했던 사람 등을 대면하여 직접 이야기를 듣게 되며 그레고리우스는 그 남자의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인생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무작정'의 과정들 끝에 다행히, 본인이 왜 이렇게 리스본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모든 걸 설명하며 끝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레고리우스의 삶은 리스본을 떠나기 전과는 다른 모양일 것임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총평

어떤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이야기를 우연히 읽게 되었고, 주인공은 그 내용 어디쯤에서 분명 '그가 잊고 있던' 불씨를 만났을 것입니다. 

그것은 한때는 활활 살아있었으나, 현실에 무뎌지거나 시간에 묻혀 피워내지 못한 채로 마음속 한 구석에 있었던 것입니다. 

글자에 담긴 그의 인생에서, 그 불씨와 재회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 즉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본능으로 리스본으로 가는 여정을 과감하게 해냈고, 결국은 의미를 찾아냈을 그레고리우스입니다. 

 

그가 책을 만나게 된 우연은 그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쓰여있는 어떤 한 문장을 다 풀어헤쳐보고 싶은 욕망이 들 정도로 이 우연은 강렬했던 것입니다. 우연은 운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또 한 번의 우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찾아온 우연들을 이어나가겠다고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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